본문 바로가기

隨處作主 (수처작주)

隨處作主 (수처작주)

 

머무르는 곳에서 주인이 되라.


사시중운(師示衆云), 도류(道流)야 불법무용공처(佛法無用功處)요
임제선사께서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불법은 애써 공을 들여서 하는 것이 아니다.

지시평상무사(祇是平常無事)니 아시송요(屙屎送尿)하며 착의끽반(著衣喫飯)하며 곤래즉와(困來卽臥)라
그저 평상대로 아무 일 없는 것이다. 똥 싸고 오줌 누며, 옷 입고 밥 먹으며, 피곤하면 눕는 것이다.

우인소아(愚人笑我)나 지내지언(智乃知焉)이니라
어리석은 사람은 나를 비웃겠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알 것이다.

고인운(古人云), 향외작공부(向外作工夫)는 총시의완한(總是癡頑漢)이라하니라
옛사람이 말하기를 ‘자신 밖을 향해서 공부하는 사람은 모두가 어리석고 고집스런 놈들이다.’라고 하였다.

이차(儞且) 수처작주(隨處作主)하면 입처개진(立處皆眞)하야 경래회환부득(境來回換不得)하야
그대들이 어디를 가나 주인이 된다면 서 있는 곳마다 그대로가 모두 참된 것이 된다. 어떤 경계가 다가온다 하여도 끄달리지 않을 것이다.

종유종래습기오무간업(縱有從來習氣五無間業)하야도 자위해탈대해(自爲解脫大海)니라
설령 묵은 습기와 무간지옥에 들어갈 다섯 가지 죄업이 있다 하더라도 저절로 해탈의 큰 바다로 변할 것이다.

- [임제선사, 벽암록(碧巖錄)]

 

54×54cm, 한지

2020


※임제선사(臨濟禪師)는 중국 당나라 때의 선승(禪僧)으로 임제종(臨濟宗)의 개조(開祖)다.

728x90

'작품' 카테고리의 다른 글

貞而不諒 (정이불량)  (0) 2021.04.04
大巧若拙 (대교약졸)  (0) 2021.04.04
坐花醉月 (좌화취월)  (0) 2021.04.04
知 (지)  (0) 2021.04.04
無涯 (무애)  (0) 2021.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