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03. 22
대구=뉴시스
이은혜 기자
대구 수성아트피아는 23일 호반갤러리에서 서예가 김시현 초대전 '시역과의(是亦過矣)'를 개막한다.
김시현 작가는 20대 초 서예에 입문했다. 30대에 지산(池山) 권시환을 사사하며 본격적으로 서예 공부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40년째 붓을 잡고 있는 그는 온고지신의 자세로 전통서예의 확장을 추구해 왔다.
한자는 그림과 부호를 거치며 글자로 발전했기 때문에 문자가 지닌 뜻에 상응하는 상징과 부호를 겸비한 경우가 많다. 서예를 하려면 문자 자체와 문자의 발전 과정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전통서예와 귀수 갑골문에 회화성을 추가해 의미를 넓혀나가는 작가는 이 두 가지에 대한 이해가 탄탄하다.
작가는 대구·경북서예대전 등에서 수십 차례 심사위원과 운영위원을 역임하고, 4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을 하는 등 꾸준히 역량을 펼치고 있다.
이번 초대전의 주제 시역과의는 현재가 아무리 힘들어도 모두 지나간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주제는 작가에게 닥친 몇 차례의 시련과 무관하지 않다. 과거 대장암과 혈액암 투병을 한 작가는 최근 다시 위암 판정을 받았다.
육신의 고통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온몸으로 이겨낸 작가는 스스로 삼암처사(三癌處士)라는 별명을 붙일 정도로 초연한 태도를 보인다. 자신의 질병도,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말한다.
수성아트피아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자아를 상실한 현대인에게 정신적인 좌표를 제시하고, 김시현 작가가 작가로서의 본분에 더욱 충실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초대전이 작가에게 더욱 특별한 이유다"라고 전했다.
전시는 다음 달 4일까지 계속된다.
[출저] https://mobile.newsis.com/view.html?ar_id=NISX20210322_0001379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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