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살아난다
김시현 又生展에 선생님을 초대합니다.
별도의 초대일시를 정하지 않았으니,
전시기간 중 방문해 주시면 제게는 더 없는 영광입니다.
일시: 2024년 3월 19일(화) - 24일(일)
장소: 수성아트피아 1전시실 (대구 수성구 용학로 180)
※ 전시장 규정상 화환은 반입되지 않습니다.
우생(又生) 전시에 부쳐
내가 붓을 잡은 게 1980년이니 적지 않은 세월이 흘렀지만 천학비재(淺學菲才)하여 이룸이 적었다. 그사이 큰 病이 세 번이나 찾아와 아직도 대가를 치르고 있다. 자칭 삼암처사(三癌處士)인 나는 安東儒家의 선비와 道家의 정신세계를 닮고자 노력하며 藝人이 되기를 갈망한다. 내게 서예는 수련(修練)이자 수행(修行)이요, 소통(疏通)이다.
다들 그러하듯이 내 삶도 고단했다. 10살에 어머니를 여의고 평생을 그리워하며 살았다. 어느 날 운전 중에 김호중의 ‘할무니’를 듣고 나도 모르게 주르르 눈물이 흘렀다. 그 후로 나는 이 노래를 수 백 번도 더 들었다. 내 나이 미수(美壽)인데 그리움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이번 전시회 주제는 우생(又生)이다. 백거이 시에 ‘들판의 무성한 풀은 해마다 시들고 자라는데, 들불에 타도 죽지 아니하고 봄바람이 불면 또다시 살아나네.(離離原上草 一歲一枯榮, 野火燒不盡 春風吹又生)’에서 취했다.
나보다 젊은 사람들은 한자교육을 받지 않은 세대라 한문은 어렵고 한문서예는 낯설어 한다. 그런데 우리말 어근(語根)의 상당부분은 한자에서 왔다. 한글이 소리글자인 반면 한자는 뜻글자라 글자 속에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이를 작품에 반영하고자 했다. 글자에 상상(想像)이 더해지면 예술이 된다. 그게 서예(書藝)다.
짙은 어둠을 밝히는 것은 촛불 하나면 충분하고, 내 앞의 어둠을 헤쳐 나가는 것은 굳은 마음(丹心) 하나면 족하다.
투병중인 스승님의 快癒를 빌며…
- 2024년 초봄에 鏡山
728x90
'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상] 2024 '우생(又生)' 展 회고 (0) | 2024.03.29 |
---|---|
[사진] 2024 '우생(又生)' 展 현장 스케치 (0) | 2024.03.28 |
[영상] 2022 '동병상구(同病相救)' 展 초대 영상 (0) | 2022.03.05 |
[전시] 2022 '동병상구(同病相救)' 展 (0) | 2022.03.05 |
[사진] 2021 '시역과의(是亦過矣)' 展 현장 스케치 (0) | 2021.04.06 |